커넥티드TV 전쟁…삼성·애플·구글 충돌

TV 상에서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커넥티드 TV가 등장하면서 TV의 스마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 LG, 소니 등 전통적 TV 제조사들이 버티는 가운데 애플과 구글 등 웹과 모바일에서 독보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가진 사업자들이 뛰어들면서 커넥티드 TV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다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7일 ’커넥티드 TV로 인한 미디어 시장 변화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오는 2013년 전 세계적으로는 평면 TV 판매의 3분의 1을, 국내에서는 절반가량을 커넥티드 TV가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2013년 커넥티드 TV 점유율 50%=커넥티드 TV란 인터넷을 연결해 TV 상에서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게 하는 TV 서비스를 말한다.

초기에는 셋톱박스를 통한 인터넷 접속을 지원, 이를 TV로 시청하게 하는 Over-The-Top(OTT) 사업자와 플레이스테이션 등 게임 콘솔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 동영상 등을 이용하게 하는 게임기 제조사 모델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주요 TV 제조사들이 적극적으로 인터넷-임베디드(Internet-embedded) TV를 출시하는데다 애플과 구글 등의 자체 TV 출시 계획이 발표되거나 예정되면서 TV 자체를 통한 직접 접속 모델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디스플레이서치와 아이서플라이 자료를 인용 분석한 데 따르면 지난해 현재 커넥티드 TV는 전 세계 평면 TV 판매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커넥티드 TV는 이후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38% 성장해 2013년에는 전체 TV 판매량(3억대)의 3분의 1인 1억대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특히 북미지역에서는 평면 TV의 60%가 인터넷 직접 연결이 가능한 커넥티드 TV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연간 230만대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TV 시장도 고기능 고성능의 LED TV와 3D TV를 중심으로 이러한 커넥티드 TV가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실제 3월 국내 출시된 삼성의 커넥티드 TV는 3D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6주 만에 1만대가 판매됐으며, 올해만 20만대 판매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커넥티드 TV 판매량은 올해 29만대, 2011년 54만대, 2012년 80만대에 이어 2013년에는 전체 TV 시장(262만대)의 절반인 131만대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LG-애플·구글 TV 시장서 붙는다=커넥티드 TV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전통적 TV 사업자와 애플, 구글 등 운영체제(OS) 기반 플랫폼 사업자, 셋톱박스를 통해 세력을 구축하던 콘텐츠 제공사업자 등의 충돌이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기존 TV 제조사들은 일체형 TV를 개발 중인 구글과 애플 등의 TV 시장 진입에 앞서 시장 지배력 전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TV 내 인터넷 직접 접속기능을 탑재한 커넥티드 TV를 3D TV와 연계해 대거 출시하고 있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목격한 이들 TV 제조사들은 TV 시장에서 이것이 재현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커넥티드 TV를 비롯한 가전 라인업에 독자 모바일 플랫폼인 바다(bada)를 확장 적용해 TV 시장에서만큼은 애플에 앞서 생태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투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TV 제조사들을 커넥티드 TV 출시로 이끌고 있다.

TV에 인터넷 연결기능 추가 탑재 시 제조원가 상승 수준은 10∼20달러에 불과하고 비 커넥티드 TV 수상기 대비 가격 차이도 10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웹과 모바일에서 독보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애플과 구글도 전통적 제조사들의 영역이었던 TV 사업으로의 진입을 준비 중이다.

이들이 자사 플랫폼 기반의 일체형 TV를 출시할 경우 모바일과 웹에서의 지배력을 가전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최근 소니, 인텔 등과 함께 안드로이드 OS와 크롬 브라우저,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구글 TV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 TV는 기존 TV 프로그램 및 온라인 콘텐츠, 트위터 등의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유투브, 구글 어스 등 구글의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넥서스원을 통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의 기준을 제시한 사례처럼 구글은 구글 TV를 통해 안드로이드 기반 TV의 보급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애플의 행보다.

애플은 이미 지난 2007년 셋톱박스 형태의 애플TV를 출시한 바 있지만, 시장에서는 별다른 반향을 불러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애플 TV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와 함께 개인/가정용 멀티디미어 단말 라인업을 완성할 일체형 TV인 일명 아이티비(iTV)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콘텐츠 사업자와의 지속적인 제휴 추진, 주변 하드웨어 제조업체 인수 등 TV 제조 및 콘텐츠 사업을 위한 움직임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커넥티드 TV는 기존의 수동적인 TV 이용환경이나 콘텐츠 유통 질서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인터넷 접속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촉발된 앱스토어 경쟁이 TV로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